서론
BP(British Petroleum)는 1909년 설립된 영국의 대표적인 에너지 기업으로, 100년이 넘는 전통을 가진 글로벌 석유 및 가스 회사다. 한때 'British Petroleum'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졌지만, 2000년대 들어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며 'Beyond Petroleum(석유 그 너머로)'이라는 비전을 내세우고, 현재는 BP라는 약칭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기업은 석유 및 가스 탐사, 정제, 유통뿐만 아니라, 재생에너지, 수소, 탄소포집저장(CCS) 등 지속 가능한 에너지 솔루션을 통해 에너지 전환의 선두주자로 나아가고 있다.
글로벌 석유·가스 산업의 중심에서
BP는 전통적으로 북해, 미국,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 석유와 천연가스를 대규모로 탐사하고 생산하는 대표적인 글로벌 메이저 석유 회사 중 하나다. 특히 LNG(액화천연가스) 공급망과 해양 원유 생산 기술에 있어 뛰어난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 세계 주요 정유소와 파이프라인, 주유소 네트워크를 통해 에너지 공급의 핵심축 역할을 담당해왔다.
한때 미국 멕시코만에서 발생한 ‘딥워터 호라이즌 기름 유출 사고’(2010)는 BP에 큰 타격을 안겼지만, 이후 안전성과 환경 기준을 강화하고 기업 구조조정을 거치며 신뢰 회복에 주력해왔다. 이 사건은 BP에게 있어 단순한 위기가 아니라, 장기적인 변화와 혁신의 출발점이 되었고, 에너지 산업의 리스크 관리 중요성을 각인시킨 계기가 되었다.
BP는 지금도 석유 및 가스 생산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재생에너지와 저탄소 기술로의 전환을 위한 재원을 확보하고 있다.
‘탄소중립’ 선언과 에너지 전환 전략
BP는 2020년, 2050년까지 ‘Net Zero(탄소 순배출 제로)’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대담한 비전을 발표했다. 이는 전 세계 에너지 기업 중에서도 가장 공격적인 탄소중립 선언 중 하나로, 전통적인 석유회사에서 지속가능 에너지 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는 신호탄이었다.
BP는 이를 위해 석유 및 가스 생산량을 2030년까지 40% 이상 감축하고, 재생에너지, 전력사업, 수소 에너지, 탄소포집저장 기술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특히 풍력 및 태양광 발전 분야에서는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있으며, 해상풍력 프로젝트에서도 입지를 넓히고 있다.
또한 BP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를 위해 유럽의 ‘bp pulse’ 브랜드를 중심으로 충전소 구축을 확대하고 있으며, 수소 경제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영국, 독일, 호주 등에서 수소 생산 및 활용 인프라를 개발 중이며, 장기적으로 수소가 탈탄소화의 핵심 에너지원이 될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성 경영 강화
BP는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경영을 전사적으로 도입하며, 투자자와 소비자,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추진 중이다. 탄소배출 감축 외에도 해양 생태계 보호, 원주민 권리 존중, 지역 사회 경제 개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지속가능성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기업 내부적으로도 지속가능경영 전담 부서를 강화하고, 글로벌 공급망의 윤리성과 투명성을 개선하고 있으며, BP가 발간하는 연례 ‘Energy Outlook Report’는 세계 에너지 시장의 흐름을 제시하는 지표로 인정받고 있다.
BP는 다양한 학계, 정부, NGO와 협력해 ‘에너지 정의(energy justice)’ 실현에도 앞장서고 있으며, 개발도상국의 에너지 접근성 개선에도 기여하고 있다. 탄소세 및 환경 정책에도 선도적으로 참여하며, 정책과 산업을 연결하는 에너지 거버넌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결론: 탈탄소 시대를 준비하는 에너지 거인
BP는 1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석유기업이지만, 이제는 석유를 넘어서는 에너지 기업으로의 진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전기차, 수소, CCS 등의 분야에서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며 글로벌 에너지 전환의 핵심 주체로 부상하고 있으며, ESG 경영을 통한 신뢰 회복과 사회적 기여 또한 강화하고 있다. 탈탄소 시대에 BP는 단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에너지 시장의 질서를 주도할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